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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코스프레다~안(團)! 에 제출못한 2000년의 사진

Alex Yu 2025. 3. 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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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의 G식백과를 보다가 과거의 추억... 수준이 아니라 거의 필자의 삶이었던 게임 잡지 이야기가 나오길래 이제서야 코스프레에 도전했었던 철없던 시절의 사진을 공개해 본다.
그나저나 김성회 님이 사나이 울프였다니... 못 알아봬서 죄송합니다.
 
아래 제작 과정의 사진이 나열될 텐데, 캐릭터는 퀘이크 3의 오브 (ORBB)였고 결과는 나름 나쁘지 않게 나왔지만 결국 잡지사에 제출 못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저 사진들을 전부 필름 카메라로 찍었다.
제작 과정 20여 장 찍고 몇 방 더 남았는데 다 쓰지도 않고 현상을 맡기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놔두다가, 잡지사에서는 기획도 끝나고 결국 시기를 그냥 놓쳤다.
 
두 번째는 캐릭터가 너무 마니악 해서 제출을 못했다.
사실 당시 시기만 해도,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파일을 자유롭게 주고받고 할 수 있는 시절이 아니다.
게다가 당시의 필름 카메라의 필름을 현상하면, 파일로 주는 게 아니라 인화지에 인화를 해서 주던 시절이라 온라인으로 뭔가를 보내려면 스캐너로 스캔을 해야 했다.
당시에는 코찔찔이 학생 시절이라 당연히 인화된 사진을 가져다주려고 준비도 했고, 잡지사 또한 아무리 기획이 끝났다고 하더라도 분량을 채울만한 내용이기에, 몇 달 뒤라도 잡지사에 가져다주면 실어줄 가능성이 매우 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시기는 스타크래프트가 하얀 피로 설정을 바꿔서 틴 버전으로 나오던 시절이라, 퀘이크 3라는 게임은 표현의 잔혹성 때문에, 이래저래 노출이 안되고 있던 시절이었다.
 
결국 너무 늦은 현상과 인화, 그리고 퀘이크 3의 인식 때문에 자신 있게 제출하지 못하고, 필자의 책상 구석에 짱박혀 있다가, 어느 날인가 스캔을 떠놓은 자료들이다.
 
젊은 날의 객기로 만든 이 괴작을 이제서야 공개한다.
 
 

준비물 : 버려도 되는 흰색 티, 학교에서 쓰다가 남은 물감과 붓, 고장 난 라디오에서 뜯어낸 안테나, 박카스 곽, 고무장갑(왜?), 이쑤시개, 고등학교 과학반 로켓 팀이 로켓 몸체 만들 때 쓰는 PVC 파이프와 소포지 (필자는 과학반 로켓 팀이었다.), 이런 짓을 해도 뭐라 하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부모님을 모시고 넓은 집에 살고 있는 친구 (장군), 팔목이 뒤로 돌아가도 멀쩡한 유연한 친구 (최군), 이딴 걸 기획하고 사진 찍고 앉아있는 도라희같은 친구(필자)
 
 

흰 티에 물감으로 잘 칠해서 ORBB의 눈을 그린 후 잘 말려놓는다.
이딴 게 아들 방에 걸려있어도 웃어넘겨주신 장군의 어머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ORBB의 머리에 달려있는 샷건을 만들기 위해 박카스 곽을 약국에서 주워오고, PVC 파이프를 반으로 잘랐다.
접시에 있는 건 간식으로 먹었던 조미김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미끼를 물어버린 최군.
유연한 이 녀석이 이번 괴작의 모델이다.
 
 

장소 제공 및, 퀘이크 3의 선수가 될 뻔했다가, 표현의 잔혹성 때문에 선수 선발 자체가 없어져서 이 코스프레의 고문 역할을 맡은 장군.
이 녀석은 아직 연락이 된다.
저 얼굴이 남아있지만 지금은 저렇게 안 생겼다.
사내 녀석의 성장이란 다 그런가 보다.
 
 

ORBB 등 뒤에는 안테나가 있다.
필자 집의 고장 난 라디오의 안테나를 때 왔다.
2000년의 평범한 학교 시간표를 보라.
토요일도 4교시까지 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게임보이를 하며 대기 중인 최군.
이 녀석은 연락이 안 된다.
혹시나 이거 보면 연락 좀...
 
 

소포지, ORBB의 머리 위를 가려주면서 디테일한 표현을 해줄 재료다.
 
 

준비물들... 뭘 해도 즐거웠던 시절이다.
 
 

샷건을 씌워본다.
얼추 각이 나오는 듯하다.
 
 

조금씩 보인다 보여, 안 보이면 마음의 눈으로 보면 된다.
 
 

역시 유연한 최군.
팔목이 잘 돌아간다.
고무장갑이 왜 필요했는지 포스팅 쓰면서 기억났다.
ORBB는 손가락(발가락?)이 4개라서 고무장갑 끼고 저렇게 해야 한다고, 장 고문님께서 지시하신 것이다.
 
 

샷건이 완성되었다.
이쑤시개에 색칠을 해서 레이저를 표현했다.
이 엄청난 디테일...
 
 

안테나 고정 테스트.
몇가지 안이 나왔지만 역시 유연한 최군의 겨를 활용하는 것으로 결정 되었다.
 
 

별 것 아닌 장난도 즐거웠던 시절.
 
 

완성이 코앞이다!
발인지 손인지 모를 저 것을 씌워보았다.
 
 

오오! 각 나온다!
멋있는 건 여러 장 봐야 한다.
 
 

완벽 그 잡채
 
 

너무나도 리얼한 샷건이 나를 조준하고 있다.
 
 

촬영 끝났다! 수고했다.
보면 볼수록 정말 유연했던 최군.
 
 

촬영 후 남은 것은 그저 수치스러움뿐...
 
 

합성!
나름 그럴듯하다!
 
 

자! 이제 누가 원본이지?
 
https://youtu.be/4QsvGSFpeKY?t=889

옛 기억을 되살려주신 사나이 울프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https://youtube.com/shorts/13Djsy0r3V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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