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201813

2018년 08월 월급 (月及) : 그 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다 넌 그저 퍼즐을 맞추고 있었을 뿐이야 이상하게 휘어진 퍼즐의 빈 공간에 나를 억지로 우겨넣고 있었을 뿐 계획대로 잡혀진 모양을 너는 무시하고 조금씩 갉아내다 커다랗게 오려내는 그 잔인한 난도질에 상처 입은 나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난 바보가 되어가고 나름의 희망을 절대로 놓지 않으려 튀어나온 모서리를 간신히 숨긴다 어설프게 알았던 그 때가 좋았어 설령 그 것이 거짓이라 하더라도 어설프게 알았던 그 때가 좋았어 지금 네 모습을 모르는 게 나으니까 맞지 않는 옷이란 걸 잘 알고 있으면서 억지로 입히려는 너의 본 모습에 나는 오늘도 탄식과 한숨 뿐 너 또한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왔기에 네 모습이 가여워 아무 말 못하고 질식할 듯한 하루를 겨우 보낸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난 바보가 되어가고 나름의 희망을 절대.. 2023. 7. 11.
2018년 07월 월급 (月及) : 힘듦 어지간해서는 진심을 담아 힘들다는 소리 잘 안하는데, 요즘 많이 늘었다. 진짜… 힘들다. 주말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매주 반복된다. 맞지 않은 옷을 그래도 좋아 보여서 억지로 입었을 때에는 아무 생각 없다가도, 막상 벗으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듯이 주중에 너무나도 힘들어서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도 모르고 지나가다가, 막상 주말이 되면 내 노동력이 심하게 짜여졌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돌아오는 월요일, 나는 또 다시 맞지 않은 옷을 입으러 나간다. 언젠가는 맞는 옷을 편하게 입은 상태에서 불평불만을 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겠지. 사진 : Alex Yu / 글 : Alex Yu 2023. 7. 11.
2018년 06월 월급 (月及) : 작은 가게 어닝 밑으로 작은 등을 켠다. 이 작은 가게가 문을 열었다는 신호다. 개점과 폐점은 미리 온라인으로 공지된 내용을 보지 못하면 헛걸음을 친다. 입구에서부터 한눈에 다 들어오는 이 작은 가게의 주인장은 요구르트에 빨대를 경쾌하게 꽂아서 손님에게 건낸다. 쉽사리 알기 힘든 외국 뮤지션의 음악이 LP특유의 튀는 소리와 함께 흘러나오고, 멋들어진 사진들은 가게 곳곳의 벽에 걸려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들 법한 풍경의 가게다. 이곳에서는 LP와CD음반, 필름카메라와 필름, 그리고 자체 제작한 월간지를 판매한다. 흔치 않은 물건을 파는 이 곳에서 손님은 물건에 대한 질문을 한다. 주인장은 그 물건에 대하여 상세하게, 또한 개인적인 감상도 살짝 담아 이야기 해 준다. 평범한 점원과 손님의 대화가 아닌, 깊이가 있는 .. 2023. 7. 11.
2018년 05월 월급 (月及) : 번역 그리고... 나는 한국인 아티스트nuh와 일본인 아티스트 黒蛇(쿠로헤비), 그 사이에 있었다. 나름 일본어 학과 출신이기도 하고 과거3~4년간은 일본제품을 수입하는 회사에서 현장의 비즈니스도 해본 입장이라 어느 정도의 번역에는 자신 있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의 만남에 관한 번역은 그리 순탄한 것이 아니었다. 결말을 기다리는 정치인의 회담 번역도 아닌, 비즈니스의 계약관련 번역도 아닌, 서로의 국가가 좋아서 연예인이나 드라마 등의 이야깃거리를 꺼내는 자리도 아니다. 그저 서로 각자의 국가에서 각자의 생활에 맞게 적절히 자라온 성인 두 사람이, 갑자기 만난 자리에서 본인들의 감정을 막 끄집어 내듯이 말을 던진다. 서로의 공통점은 그저 아티스트 라는 것, 심지어 장르도 다르다. 나는 그 둘의 감성을 가능한 서로가 정확히.. 2023. 7. 11.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