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오랜 숙원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사진의 정리 인데요.
이 사진이라는 것이 컷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정리하는 것이 너무 어렵더군요.
보통은 카메라 기본설정에서 크게 변경하지 않습니다.
그래야 사진을 찍고 나서 파일명을 보았을 때 해당 카메라가 몇 컷을 찍었는지 한번에 보기 편하거든요.
마치 자동차와 같이 카메라를 중고로 판매할 때 몇 컷까지 셔터가 움직였는지 중요합니다.
그래서 초기화 같은 작업을 하지 않는 이상은 파일 이름이 순서대로 진행되게 되어 있지요.
그런데 이게 지금 와서 보니 별 필요가 없는 것 같더라구요.
이제 중고로 팔 만한 카메라도 없을 뿐더러, 5만컷 10만컷 이렇게 찍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파일명 바꿔주는 프로그램으로 년월일-시분초_기종명 순서로 모든 사진파일을 변경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파일을 한 폴더에 섞어 놓아도 보기 편하게 분류가 되서 오랜만에 시간여행을 한 것 처럼 추억에 젖어 있었네요.
사진 정리 중에 풍경사진은 그렇다 쳐도 인물 사진의 정리가 현재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사진은 곧 시간의 기록인데, 앞으로 연락 가능성이 없는 사람에게 이 기록들을 감정 없이 보내주고 삭제를 할지, 아니면 보내주지 말고 삭제를 할지…
한참을 고민한 후 결정 했습니다.
누구에게도 보내주지 말고 삭제 하기로.
인간은 역시 이기적인 동물이라 저 역시도 깊게 생각해보니 굳이 연이 끊어진 사람들을 위해 파일을 압축하고 메일 주소를 찾고 보내는 과정이 싫더군요.
사진 정리를 하기 전에는 뭔가 연민 같은 감정들이 조금 있었는데, 정리 후 오히려 냉정해진 느낌입니다.
혹시나 저와 연락은 되지 않지만, 그리고 이 글을 읽을 지도 모르겠지만 과거의 본인 사진이 필요하신 분은 2021년 12월 31일까지 연락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제 연락처는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전화번호는 2008년 이후로 바뀌지 않았고, 메일은 이 블로그에 등록 된 메일로 보내주세요.
전화가 불편하신 분들은 본인 성함과 함께 저와 어떤 관계였었는지 또는 어디서 만났는지 정도만 메일이나 문자로 알려주시면 제 쪽에서 별도로 물어보는 일 없이 보내드리겠습니다.
2022년이 되면 전부 삭제 될 예정입니다.
그 동안 저와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했습니다.
사진 : Alex Yu / 글 : Alex 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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