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국전이라고 불리는, 3호선 남부터미널 역과 연결된 건물이다.
이 건물의 9층은 한때 게임샵으로 가득했지만, 지금은 피규어샵이 절반 정도 되는 것 같다.
필자는 중, 고등학생 시절에는 용산을 주로 갔다.
공중전화와 삐삐와 시티폰이 익숙했던 시절, 인터넷은 사진 1장 다운로드하는데도 몇 시간이 걸렸던 천리안과 나우누리가 서비스를 하던 시절.
게임기와 여러 가지 다양한 소프트웨어 팩을 보고 사려면 당시에는 용산밖에 없었다.
여기서부터는 이 시대의 시대상을 감안하고 읽어주길 바란다.
이... 용산 던전은, 굴다리(신용산 방면)와 구름다리(용산역 연결 다리)의 백업 시디 아저씨들을 지나
터미널 상가, 전자랜드, 선인상가, 도깨비시장, 나진 월드 등 큼직큼직한 건물들이 용자를 맞이한다.
이 안에서 게임 소프트웨어를 취급하는 매장을 찾아야 하고,
건물마다, 각 층마다, 매장마다, 바로 옆 칸 매장이라도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을 확인해야 한다.
심지어 같은 가게를 시간차를 두고 서너 번 방문하면 가격이 내려가는 신비로웠던 용산 던전.
세기말이었던 이 시절은 위 내용대로 시세라는 것을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없던 시절이었고,
그러므로 가게 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었다.
말 그대로 아무 데나 가서 덥석 사버리면, 뒤통수가 얼얼할 정도로 후려치기 당하기 딱 좋은 곳이었다.
'저 가게는 1시간에 한 번씩 세 번 정도 방문하면 얼굴 외워서 싸질 거야.'라고 친구와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가게 주인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저 녀석들 세 번 정도 왔으니, 가격 좀 내려볼까?'라고...
발품을 판다 라는 말이 딱 맞던 세기말 용산을 진짜 발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돌아다녔던 세기말.
그 시절을 지나 2002년 국제전자센터라는 곳을 처음으로 가보았다.
한 건물 9층에 자리한 수많은 게임샵들은 비록 용산보다 물리적으로 규모는 작아도 있을 것은 다 있던 곳.
그리고 매장마다 워낙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가격 담합은 있었을지 모르나
가격 후려치는 것은 물리적으로 용산보다는 어려운 곳이었다.
그리고 규모가 작다는 장점은 이동 동선을 여러 가지로 편리하게 해준다.
배가 고프면 11층 꼬꼬 덮밥을 먹던가, 밖에 나가서 KFC 치킨버거를 먹던가 하는 동선도 확실히 줄고,
일 다 봤으면 연결된 통로를 통해 지하철 타고 집에 가면 된다.
발에 물집 잡힐 일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필자는 이곳을 알게 된 이후로 용산에서 게임에 관련해서는 돈은 쓴 적이 없다.
그저 '게임 = 국전' 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고, 지금까지도 가끔 한 번씩 방문한다.
아래 사진은 2008년의 한우리 매장 사진이다.
사진 촬영 당시 2호점인 신도림 테크노마트점을 오픈했었나 보다.
메탈기어 솔리드 4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플스 3 출시에 코지마 감독 해고까지 겹쳐서 하질 못했고,
닌자 가이덴은 첫 챕터조차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포기했던 게임이다.
그리고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소니 N1은 내 곁을 떠나게 되었다.
촬영 기종 : SONY DSC-N1 / 2008
#2008 #사진 #소니 #사이버샷 #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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