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350D 카메라 설명서와 사진학 강의 책을 두고 한참 독학으로 공부할 시기가 있었다.
당장 출근하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새벽 1시에 자라는 잠은 안자고,
삼각대와 100mm 마크로렌즈가 끼워져있던 350D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세면대에 물을 받아놓고, 수도를 살짝 틀어서 물방울이 똑 똑 떨어지게 만든 후,
누런 세면대가 푸르고 깨끗하게 보이도록 켈빈값을 조절.
마크로렌즈의 포커스를 수동으로 조절하여 물방울이 닿는 곳으로 초점을 맞춤.
1/100초로 설정하여 연사로 수십장을 촬영했다.
뭔가 좋은 사진이 나올 줄 알았지만, 개인적으로 참담한 결과였다.
그중에서도 잘 나온 것만 몇장 추려서 카메라 카페에도 올리고 했더니 좋게 봐주신 분들도 많았다.
그리고 사진을 잘 아시는 친한 형님의 대화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물방울 왕관을 찍을 때 액체에 설탕을 타서 점도를 높여 찍어야 예쁜 컷이 나오고 시간도 절약된다.'
이날 이후로 상업사진에는 왜 연출이 필요한지, 카메라 바디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능으로 할 수 있는 선보정과 PC작업을 통한 후보정에 따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등, 여러가지가 머릿속에서 정립되었고, 지금도 이 때 정립된 기준을 가지고 카메라를 다루고 있다.
카메라에 관련한 일을 계속 했으면 좋았겠지만, 현재는 카메라와 크게 관련 없는 일을 하고 있다.
일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이 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야 한다.
내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망한 물방울 사진 여러장을 포스팅 해본다.
촬영기종 : 캐논 350D
#2008 #사진 #캐논 #EOS #350D #DSLR
https://youtu.be/Z3EonMsGrAU?si=GAMrpciJ9Vge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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