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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투표, 그리고 정치

표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거대 정당과 정치인

by Alex Yu 2024.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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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 가지 밝혀두고 글을 시작한다.

 

필자가 일하던 곳은 일본 팬시 제품을 수입하는 회사였는데,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엔화가 미친 듯이 치솟아서 회사가 없어지는 바람에 일자리를 잃었고, 순식간에 백수가 된 적이 있다.

즉,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큰 피해를 본 사람이 그 당시 회사 사장님과 필자다.

 

이 당시 수입업체들은 대부분 필자가 다닌 회사처럼 망하거나, 규모가 많이 축소되었을 것이다.

물론 반대로 생각하면 수출업자들은 규모가 커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당시에는 반대편 업종 업태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요는 이 일로 인하여 정치에 관심을 깊게 가질 수밖에 없었고

마침 스스로 배운 사람이라고 칭하던, 당시 자주 만났었던 양천 친구는

노동과 진보 쪽으로 필자보다 훨씬 정치에 대해 깊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래저래 알아갈 수가 있었다.

 

환율이 미친 듯이 오르고 회사가 위태했을 어느 날.

양천 친구와 이명박 정권의 현 상황을 이야기하다가 필자의 한마디에

몇 시간 동안 설교 비스름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 한마디란 '그래도 서울시장 할 때 잘 했잖아? 청계천도 있고...'

 

진보 진영에서는 이 청계천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거슬렸나 보다.

대충 기억나는 것은 '원래는 건천인데 물을 끌어올려다 쓰고, 물고기도 다른 곳에서 사 와서 풀고,

때에 따라 악취도 심하고, 상권도 다 내쫓기고, 유지 비용이 엄청 든다고 하더라.' 등의

구구절절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하이서울 브랜드화와 그것에 따른 시청 앞 광장부터 시작된 축제가 없던 도시에서 하이서울 페스티벌의 생성,

버스 노선과 환승 등 대중교통 시스템의 개혁,

서울 숲 조성과 아리수 브랜드화 덕분에 한강 둔치 수도꼭지의 음용대를 조금은 믿고 마실 수 있게 된 것 등

이런 이야기는 청계천 앞에서 꺼내지도 못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청계천도 사실, 고가가 그대로 유지되었어도 유지 비용은 발생하는 것이고

고가가 있었을 당시에 청계천을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제목 없는 비디오테이프라던가

이상한 것을 파는 곳이 많았던 음침한 곳이기도 했다.

 

물론 '가든파이브로 갈래 말래' 같은 매끄럽지 못한 후속 조치는 시장으로서 욕을 먹어야 마땅하지만

청계천 복원 사업 자체가 천인공노할 사업이라고 대차게 까야 하는 것이라면

서울에 오래 살았던 필자로서 체감했을 땐 이 부분은 조금 인정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청계천 복원 사업은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는 근거를 제시하기에는

말도 길어지고 필자의 논리(라고 적고 말빨)도 당시에는 부족했다.

이때 알았어야 했다, 양천 친구의 설교는 선동에 가까운 것이었다고...

 

이후 나는 꼼수다 라는 방송을 듣게 되고, 대학로의 벙커 1을 찾아가게 되며,

그들이 만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접하면서 일종의 팬이 되어 버렸다.

 

지금 생각하면 진보, 보수 역할도 똑바로 못하는 두 거대 정당의 현 모습과,

거의 팬덤 정치를 넘어서서 종교에 가까운 자칭 진보진영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나는 왜 저게 좋다고 따라다녔을까라는 부끄러움에 몸서리가 처진다.

물론 과거에는 시원한 곳을 긁어주는 것 같은 해결사의 역할이 좋아서 였지만,

지금은 그냥 생떼쟁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보수진영도 잘 하는 것 같진 않다만, 한 가지만 적어두자면

정말 만약이지만, 이명박 시장 때 청계천 복원 사업 못 끝내고,

양화대교 꺾인 채로 놔두자고 공약했던 박원순 시장 때까지 왔다면...

흔적 지우기와 방치에 열심이셨던 분이라 지금의 청계천 광장은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정말 투표할 때는 신중해야 하고,

표를 줬는데도 당선돼서 일을 못하면,

표를 준 국민이든, 안 찍어준 국민이든, 국민들이 힘을 합해 당선된 정치인을 비판해야 한다.

국민들끼리 분열해서 1찍 또는 2찍은 너네 당 사람이니 욕하지 마라라고 하면 안 된다.

스스로도 손가락을 잘라야 하니 어쩌니 하는 자학도 하면 안 된다.

 

분열과 갈등은 표를 얻어내고 가늠하기 가장 좋은 수단이며,

지금까지도 여러 정당들이 잘 활용하고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세대갈등과 젠더 갈등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보수와 진보의 가치가 희석된 것은 이미 오래 전 같다.

그저 어디가 표밭이고, 기득권을 지킬 수 있는지 없는지만 계산하는 정당만 남았을 뿐이다.

 

[선거, 투표, 그리고 정치] - 투표를 왜 해야 하는가.

 

투표를 왜 해야 하는가.

얼마 전 친인척 한 분께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난 뽑을 인간이 없어서, 투표소에 가지도 않을 거야, 이게 내 나름의 주권행사야!"이 이야기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아니지, 주장은 알겠으나 주

alexyu.tistory.com

 

#선거 #투표 #정치 #진보 #보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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