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30일은 추석 당일이다.
이제 와서 밝히지만... 이때는 매장직이 아니라 매장관리직이라서 추석 연휴 앞, 뒤로 다 쉬었다.
이날은 매장에서 근무를 해야 하니 제사만 지내고 빨리 가봐야 한다는 핑계로
제사가 끝나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가까운 인천 자유 공원으로 향했다.
예전 우리 집안의 명절 제사가 끝나면 늘 똑같은 레퍼토리가 있다.
일단 30~40대의 미혼인 사람 먼저 언제 결혼할 거냐며 보챈다.
다들 술을 거하게 마신다.
고스톱을 치며 즐거운 분위기가 차오를 때쯤 랜덤으로 한 사람이 옛날 안 좋은 이야기를 꺼낸다.
와장창 난장판이 된다.
울고불고 화해하고 하다가 랜덤으로 두 번째 사람이 또 옛날이야기를 한다.
또 싸우고 또 화해하고 또 옛날이야기하고... 이것이 무한 반복.
그러다가 취기에 하나둘씩 잠들고, 저녁에 깬다.
깨고 나서 또 한두 잔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또 옛날이야기가 나오고 또 싸운다.
그러다가 잠들고 다음날 해산...
필자가 태어날 때쯤에도 그랬었다고 하니 역사와 전통이 깊은 행사다.
이 뿌리 깊고 가 족같은 행사에 필자는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싶지 않아서,
혼자 도망갈 수 있을 나이 때부터 늘 도망갔다.
몇 년 전에 필자 집안의 묘지들을 전부 화장하고 정리를 깨끗하게 해서 제사 제도가 폐지되었다.
지금은 명절에 가 족같이 모여서, 가 족같은 행사를 안 한 지도 오래되었고
서로 친분 있는 가족들끼리만 별도로 만나는 것 같다.
원래 했다가 안 하면 아쉬울 법도 한데, 아직까지는 마음이 편한 면이 더 크다.
아무튼 이날은 지옥 같고 가 족같은 행사를 뒤로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인천 자유 공원 한미수교 백 주년 기념탑과 인천 아트플랫폼 근처를 한 바퀴 돌고,
마지막에는 차이나타운에 잠시 들러서 길거리 음식을 집어먹었다.
명절마다 바쁘게 움직였던 충만한 하루의 사진이다.
촬영 : FUJIFILM X-Pro1 / 2012
#자유공원 #100주년기념탑 #인천 #인천아트플랫폼 #후지필름 #XPro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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