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반년정도 내 집에서 살고 있는, 올해 중학생인 조카가 있다.
그리고 조카의 엄마, 나에게는 친척동생이 되는 녀석은
내 집에 들어온 지 1년이 넘은 것 같다.
이래저래 어른들의 사정과 주변 친구들,
그리고 코로나 여파로 인한 현 사회의 영향으로
조카는 청소년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어른들의 사정’ 만이 이유였다면,
‘주변 친구들’ 만이 이유였다면,
‘코로나 여파’ 만이 이유였다면,
조카는 우울증에 휩싸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인하여
주변 친구들 하나 둘 우울증 진단을 받자
내 조카에게도 크게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생각한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 우울증 진단을 받고,
행동 또한 청소년 우울증에 대한 뉴스에 나온 그대로였다.
이것 때문에 나도 그렇지만 진짜 엄마 아빠 되는 입장이라면
얼마나 속이 탔을지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인 나도 힘이 들 정도였다.
뭐 내가 아빠가 되는 입장은 당연히 아니지만,
그래도 내 집에 들어와 살게 된 이상
조카도 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요 반년간 생각해보면 그저 내 스타일대로 조카를 대해준 것 같다.
내게 저런 애가 있다면 이렇게 키울 것 같다… 같은 느낌으로.
결국 지금은 밥 잘 먹고, 학교 잘 다니고,
아직은 우울증에 대한 상담 회차가 남았지만 잘 상담 받고 있고,
삼촌의 영향으로 과학과 일본어를 좋아하게 되었다.
우울증에 대한 부분이야 속은 엄청 상했지만
나아질 수 있는 아이고, 당연히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고
과학과 일본어를 좋아하게 되서 매우 기쁘다.
내가 잘 아는 분야를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다는 사실에 묘한 기쁨이 있다.
내 나름 청소년 우울증이 낫고 있는 사춘기 소녀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조카를 대하고 있지만, 진짜 아이를 낳고 키우는 부모들 참 대단하다 생각한다.
사진 : Alex Yu / 글 : Alex 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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