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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남긴 일상사진

너무 맛있었지만 못 먹고 있는 음식

by Alex Yu 2024.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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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이 2011년에 찍은 거니까... 13년째 구경도 못하고 있는 빠네 파스타와 이탈리아 스타일의 피자다.

예전에 연애라는 것을 할 때, 분위기 좋은 신촌 인근 어딘가의 양식당에서 먹어본 음식이다.

겉이 바삭한 빵 안에 크림소스와 향긋한 버섯으로 이루어진 파스타가 들어있고,

파스타를 조금씩 먹어가면서 그릇 역할을 하는 빵도 함께 먹을 수 있는 독특한 음식이었다.

피자는 뭐 그냥 얇은 피자고...

 

이런 맛있는 집, 독특한 메뉴의 음식을 찾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데이트라는 것을 한 것 같다.

그리고 장기간 연애가 끝난 후, 남자 혼자 갈 수 있는 곳은 대부분 없었으며,

차츰 맛집의 메뉴나 위치를 점점 잊고 살고 있다.

 

과거 사진을 들춰보다 보니, 이 빠네 파스타 사진이 튀어나왔고

여전히 지금은 갈 수 없는 상태다.

 

갈 수 없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얼굴에 철판 깔고 혼자 가는 것이야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대한민국 식당의 특성상 혼자 오는 손님은 안 받으려 한다.

매정한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

대한민국 식당은 기본적으로 혼자 앉는 테이블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4인 테이블에 혼자 오는 손님을 받으면, 공간 대비 매출 효율이 나오질 않는다.

그래서 매출에 대한 부분을 생각해서, 빠네 파스타와 피자를 시켜버리면...

필자는 위장이 그렇게 크지 못해서 다 못 먹는다.

포장해서 가져온다 하더라도 다음 끼니를 또 이탈리아 음식으로 때우는 것도 쉽진 않다.

들고 돌아다니는 것도 힘들고...

 

그렇다면 남자 둘이 가는 것은 어떨까?...는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다.

이것은 철판을 깔아도 안 되는 것이다.

필자는 음식에 대한 탐구심이 아직은 살아 있어서, 남자 둘이 들어가서 분위기 좋은 음식을 안 먹어본 게 아니다.

진짜 그냥 친한 친구랑 둘이 오붓하게 앉아서 밥 먹고 있으면,

옆 테이블 연인이나, 여성분들의 하루 에피소드의 대상이 된다.

수군덕거리는 것 까진 말릴 순 없지만, 다 들린다.

그러고 보면 남자 둘, 셋이 모이면 정말 술집이나 패스트푸드 말고는 음식 먹을 게 없다.

그래서 식당을 빨리 고를 수 있는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사진을 보고 있자니 빠네 파스타를 다시 꼭 먹어보고 싶기는 하다.

시간이 지나면 먹어볼 수 있을까?

아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 같지는 않다.

 

사진 : 소니 DSLR A500 (SONY DSLR-A500) / 2011

#빠네파스타 #피자 #소니 #A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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