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 들어가 있는 것도 사람이다.'
인간의 뇌란 어찌 보면 참 단순할 때가 있다.
사람들 돌아다니는 곳에서 동그랗고 커다란 게 뒤뚱뒤뚱 움직이고 있으면,
그게 외계 생명체가 아닌 이상 사람이 들어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가끔 망각하는 인간이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인형탈을 쓰고 일하고 있는 사람을 봤을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그리고 자기 자식에게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해 필자가 경험한 것을 우선으로 작성한다.
1. 말 시키지 말 것.
펭수 급의 애초에 토크가 우선인 펭수를 타고 있는 장본인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인형탈은 잠깐의 행사를 위해 뒤집어쓰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가 말을 했다 하더라도,
인형 탈바가지 안에 있는 사람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는 상태이며,
당연히 애니메이션 성우 본인이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닌 이상 목소리도 다를뿐더러 말을 할 이유가 없다.
'말 좀 해보세요!'라고 조르는 애들도 힘들지만, 부모가 애들한데 '가서 말 걸어봐.'는 더 꼴 보기 싫다.
2. 때리지 말 것. (특히 뒤통수나, 인형의 배 위치)
인형의 손을 잡거나, 탈 안에서 보이는 시야에 위치한 상태로 쓰담쓰담 하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뒤통수를 때리는 것은 정말 비매너다.
일단 머리를 확 돌릴 수도 없거니와, 뒤에서 그렇게 한대 치면 안에서는 엄청 울린다.
보이지도 않은 상태에서 쿵! 하고 울리면 얼마나 놀래는지 진짜 써봐야 한다.
그렇게 치고 간 다 큰 성인 인간을 나는 잊지 못한다. 물론 찾지도 못한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 어린이가 인형의 배를 자꾸 주먹으로 때리면서 시야에서 도망가는 짓을 했다.
인형의 배 위치는 정확히 필자의 급소 위치였으므로, 이것 또한 상당히 기분 나쁘다.
더 기분 나쁜 것은 부모가 애한테 '가서 더 때려봐.'였다.
진짜 생각 같아서는 탈 집어던지고 쫓아가고 싶었던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이쯤 되면 애가 문제가 아니라 부모가 문제다.
3. 가능하면 인형탈 뒤에 있지 말 것.
저 탈을 쓰고 있으면 아주 당연하지만, 시야가 엄청 좁아진다.
뒤는 아예 생각을 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뒤에 서있다가 부딪치면 정말 서로 미안한 상황이 된다.
게다가 뒤에서 앉아있으면? 그냥 같이 넘어지는 거다.
그러니 인형탈이 보이면 절대 뒤에 있지 말자.
탈 쓰고 있는 사람은 인기척조차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뒤가 안 보이니 무섭다.
그렇다면 인형탈을 쓰고 있는 사람이 있는 행사장을 봤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은 바로
정면으로 다가가서 쓰담쓰담이나, 응원이나, 같이 사진 찍자고 요청하는 것.
이것이 인형탈 쓰고 있는 사람의 본연의 일이다.
솔직히 딱 저렇게 매너를 지켜서 오는 경우라면 손을 잡아주든, 안아주든,
진짜 힘들지만 사진 찍기 좋게 살짝 앉아 주든, 가능한 무엇이든 해 준다.
같이 사진 찍고 '감사합니다.' 한마디가, 탈 안에서는 말을 못 할지언정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 '같이 사진 찍어주세요~ 해봐.' 그리고 '감사합니다~ 해야지!'라며 아이 사진 찍어주고,
부모 또한 감사하다고 말을 건네 줄 때는, 정말 필자 같은 경우 탈 안에서 아빠 미소가 지어졌다.
서로 입장 바꿔 생각해서 매너만 지켜준다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 될까?
위 사진은 2010년이고, 이후에 2024년 봄에도 잠깐 인형탈을 쓸 일이 있어서 써봤지만,
10년이 넘게 지나도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하는 인간은 늘 항상 존재한다.
사진 : 캐논 파워샷 D10 (Canon PowerShot D10) / 2010
#인형탈 #극한 #역지사지 #고충 #캐논 #파워샷 #D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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