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서점 내 디지털 코너 : 독특한 근무환경 그리고 디지털 기기의 멸종
디지털 코너 내에서 필자에게 직접적으로 월급을 지급해 주는 업체의 주 판매제품은 C사의 계산기와 전자사전,
K통신사의 스마트폰과 넷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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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디지털 코너의 근무 특성상, 주변 업체의 인원들과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업체의 구분과 관계없이 가장 응대를 잘 할 수있는 판매대 앞에서 자연스럽게 응대를 하다보면
본의아니게 본인의 담당 판매대에서 멀어진다.
하지만 멀어졌다 하더라도, 타업체 직원이 와서 내 업체의 제품을 성심껏 팔아준다.
물론 "A업체 누구씨~ 여기 고객님 응대 부탁해요~" 라고 넘기는 것이 정석이지만,
지난 근무지에서 배운 것이 아무래도 카메라가 컸기 때문에
늘 카메라 판매대 앞에 서있었다.
그 사이에 K통신사 문의는 S통신사 담당 친구가 대신 응대해 주었고,
C사의 전자사전은 S사 전자사전과 게임소프트 업체 형님이 주로 응대해 주셨다.
각종 응대하기 쉬운 계산기나 휴대폰 케이스류는
디지털 코너 내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D업체의 인원들이 돌아가며 응대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필자가 항상 서있었던 카메라 판매대는 D업체의 매출로 이어지는 품목이었으므로,
서로 도와줄 수 밖에 없는 근무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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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업체가 다르므로 거의 없다시피한 상하관계와
(물론 나이와 경력으로 약간의 서열은 있었다만 식사조, 근무조 등 누군가는 총대를 매기위해 정해놓은 정도)
비번 또는 타제품 응대 중에는 디지털 제품 특성 상 응대가 항상 길어지기 때문에,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인하여, 서로 다른 '우리'의 응집력은 대단했다.
게다가 이 디저털 코너의 직원 성비가 아무래도 남자직원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므로,
정말 하루가 멀다하고 '퇴근 후 한잔 콜?' 은 기본이었다.
월급 받아서 술값으로 참 많이 썼던 시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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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부 인간관계와는 별개로 스마트폰의 출시와 성능의 향상으로 인하여,
디지털 제품의 생태계 여럿이 멸종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전자사전과 MP3 플레이어가 필자가 근무했을 때 직면 했었고,
이후 DSLR 시장도 서서히 무너졌다.
'지금도 팔고 있는데?' 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 소멸이 안된 '멸종위기'에 가까운 상태 아닌가 싶다.
여하튼 필자에게 직접 급여를 지급해주던 업체는 규모가 작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K통신사의 휴대폰이나 넷북의 매출이 일어나면 그 금액에 대한 수수료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애매하게 되었고,
전자사전은 더이상 신제품을 만들기 민망할 정도로 판매량이 떨어졌으며,
적게나마 판매를 했었던 MP3 플레이어도 더이상 판매가 되지 않았다.
이 업체는 결국 오프라인 채널을 접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광화문점 출근인원 또한 2.5명에서 1명으로 축소를 단행했다.
축소 대상자는 필자 였으며 퇴사 위기에 직면 했지만,
강남점에 결원이 발생하여 그 쪽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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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점 디지털 코너 거의 전체 인원들과 거하게 송별식을 끝으로
강남점에 출근하게 된 필자는,
판매직에서는 30대 중반인 적지않은 나이로 인하여
없다시피한 상하관계 중에 총대 뿐인 팀장이라는 비공식적인 타이틀도 붙었다.
그리고 광화문점의 매출을 항상 비교하며 선의의 경쟁도 하고 즐겁게 근무를 했다만...
필자는 늘 카메라 판매대 앞에 있었고, 전자사전은 결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없어지게 되었다.
전자사전의 몰락과 함께, 함께 일했던 주변 업체의 이직 권유가 상당히 들어왔지만,
30대 중반의 나이로 판매직으로만 남아있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아쉽다 라는 생각이 들어,
(판매직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는 이 전부터 계속 판매에 관련된 일을 해왔다.)
무언가 배울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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