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4일 / 한화 5 : 넥센 10
야구장은 KBO규약 상 원정석 이라는 개념이 없다. 모든 응원석은 중립이다.
다만, 선수들이 있는 홈팀 더그아웃의 위치로 응원석이 구별될 뿐이며, 눈치와 매너와 예의는 각자 챙겨가야 한다.
목동 야구장은 해가 지는 방향으로 인해 3루 더그아웃 쪽이 홈팀 응원석이고,
반대로 1루 더그아웃 쪽은 원정팀 응원석이 된다.
위 사진은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기 위해 1루쪽 원정팀 응원석 쪽 사진이다.
야구를 하나도 모르는 양천구에 사는 친구가 어느날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내게 야구를 보러 가자고 했다.
당연히 가장 가까운 목동 야구장에 한화 넥센전을 예매했고, 오랜만의 직관이라 즐거운 발걸음으로 갔건만...
친구에게 볼넷을 알려주면 볼넷을 보여주고, 실책을 알려주면 실책을 보여주며,
병살을 알려주면 병살타를 보여주었고, 너무 화가나서 먹던 치킨을 치킨상자에 집어 던지니
친구가 바라보는 내 모습이 재밌다고 하더라, 그리고 나서 한마디.
'난 그냥 넥센 히어로즈 응원할래'
그래... 네가 재미있었으면 됐다.
2012년 8월 11일 / 한화 0 : 넥센 4
양천 친구가 또 가자고 해서 이번에는 3루 홈팀 응원석으로 예매했다.
목동 야구장은 3루쪽 더그아웃을 홈팀이 쓰고 있었으며,
2024년 기준 현재 3루쪽 더그아웃을 홈팀이 쓰고 있는 구장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와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 두 곳이다.
다른 나머지 구장은 1루쪽 더그아웃을 홈팀이 쓰고 있다.
확실히 앰프소리도 더 크고, 자잘한 이벤트도 많이 진행했다.
응원지정석 위주로 티켓번호를 추첨해서 상품도 나눠주고, 홈팀 응원석은 확실히 재미있다.
문제는 필자의 홈팀이 아니라서 문제지만...
한점도 못내고 이렇게 한화는 또 패배했다.
2012년 8월 25일 ~ 26일 / SK : 넥센 - 스코어 관심 없음
양천 친구가 완전히 야구에 빠져버렸다.
외야 지정석에 앉다가 응원 지정석에 앉는 순간부터 이게 미치는거다.
응원소리 빠방하지, 중간에 배고프지말라고 빵도 주지, 미친듯이 소리질러도 아무도 뭐라고 안하지...
필자는 그런 양천 친구를 보면서 흡족한 마음으로 경기를 관람했던 것 같다.
한화전도 아니니 딱히 마음의 불편함도 없었다.
야구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서 티켓같은 것들이 생겨났다.
이때쯤 히어로즈와 SK 팬들 사이에서는 삼청태현이 뭐 어쩌구 저쩌구가 있었는데,
필자에게는 관심밖의 일이었다.
KBO가 발표한대로, 비용을 지불하고 역사를 이어가겠다는 구단은 없었으며,
히어로즈는 서울을 연고지로 운영하는 팀일 뿐이고, SK는 인천을 연고지로 운영하는, 둘다 신생팀일 뿐이라는 것.
하지만 야구판에서는 팬들 사이의 그것이 미묘한 신경전이었고,
구장에서 가끔씩 팬들이 입고 오는 현대 유니콘즈 유니폼은 나름 멋있었다.
2012년 9월 15일 / 한화 1 : 넥센 3
한화 이글스 팬으로서 홈팀 응원석에서 이것을 지켜보기가 조금 힘들었다.
하지만 이글스의 팬은 너그럽지... 아니 너그러워지게 훈련이 되어버렸지.
이 날 왜 카메라를 안가져 왔을까?
오렌지빛이 선명한 노을처럼 한화가 승리를 가져갔다!
2012년 9월 23일, 10월 2일 / 기아 : 넥센, 두산 : 넥센 - 스코어 관심 없음
2012년 8구단 체제 마지막 해 순위
넥센 : 6위
한화 : 8위
이렇게 KBO의 8구단 체제 마지막 꼴등은 한화 이글스가 차지하게 되었다.
야구 다시는 안본다는 야구광팬의 대표적인 허언이 떠오르는 해였다.
필자가 좋아하는 다큐 작가 박준수 작가님의 사진전 -동대문 운동장- 을 관람했다.
필자가 생각하는 아련한 추억의 동대문 운동장은 찌릉내가 가득한 조그맣고 재미난 야구장이었다.
야구장을 개선하는 것이 아닌, 다른 것으로 개발을 한다고 하니
대한민국은 근대화 이후로 생긴 건축물의역사와 전통을
개발이라는 이유로 없애려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수원 야구장에서 한겨울에 자선야구 행사를 진행했다.
오랜만에 투수 송진우 선수와 투수 정민철 선수를 볼 수 있었던,
한화 이글스 팬으로서는 잊을 수 없는 자선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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