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필자의 모국어는 한국어다.
지금 열심히 타이핑 중인 언어도 한글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를 이렇게 적는 이유는
정말로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용을 제외하면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막연하게 알고는 있었지만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은 얼마 전이다.
요 근래 몇 주 전부터 우리 집에서
미스터 트로트 인지 뭔지 하는 방송이
거실 TV로 쉬지도 않고 흘러 나오고 있다.
집에 계신 어머니께서 즐겨보시는 프로인데
아무래도 음악 프로그램인데다가
트로트 라는 장르가 그다지 조용한 장르가 아니므로
평소보다 내 방으로 흘러 들어오는 음량이
더욱 커진 것처럼 느껴졌다.
분명 노래로 불려지는 한국어가 문제는 아닌데,
솔직히 저걸 듣고 있자니 머리가 아프다.
역시 노래가 문제 인 것인가?
게다가 조금이라도 극적인 장면이 나오면
네 다섯 번 정도 반복으로 방영을 하는데
소음도 이런 소음이 없다.
듣기 싫은 소음을 뒤로 하며
내 방의 문을 닫고 방 TV를 켠다.
주로 보는 것은 NHK나 넷플릭스의 빅뱅이론 같은
한국어는 전혀 흘러나오지 않는 것들을 본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글의 위대함은 잘 알고 있지만
한국의 문화적인 부분은 정말 나랑 맞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노래방에 가면 내가 부를 것이 없다.
아니… 이제는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없다.
수십년 동안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대화나
야구 중계 또는 TV에서 흘러나오는 자막을 제외하면
정말 한국에서 만든 음악이나 방송을 전혀 접하지 않았으니…
그렇다고 이제부터라도 한국 가요나 K-POP이나 버라이어티를
열심히 봐야겠다 라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내겐 당연한 이야기지만, 재미가 없다.
반대로 한국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내가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다.
K-POP을 아예 모르는 한국인이라…
내가 생각해도 황당한 사람이 나다.
누가 내 배우자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한국문화라는 것에 익숙한 사람을 만난다면
정말 재미없는 삶을 살지 않을까 걱정된다.
(배우자나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부터 해야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구나…)
사진 : Alex Yu / 글 : Alex 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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