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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月及) [연재 종료]

2019년 09월 월급 (月及) : 두번의 태풍

by Alex Yu 2023.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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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말 강풍만 가지고 올라온 태풍이 있었다.

바람이 어찌나 심했던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휩쓸고 지나가는데

바람때문에 무서웠던 적은 살다가 처음인 것 같다.

오후 1시부터 3시…

태풍이 이 지역을 지나가는 시간 동안

정전이 3번이나 되었다.

창 밖에는 부러진 나뭇가지가

길거리에 이리저리 나뒹굴어 다녔고,

각종 쓰레기봉투들도 다 터져서

길거리가 엉망이 되었다.

옅은 비는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는게 아니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물방울이 맺혔다.

다행이 집 내부의 피해상황은

정전으로 인한 에어컨 게임기 설정 초기화 말고는 없다.

엊그제는 민족 대 명절 추석이었다.

조카 녀석이 둘이 있는데

지금 딱 얼마 전 태풍같이 한참 까부는 시기라

이 시기의 아이들은 정말 무섭다고 오랜만에 느꼈다.

오후 1시부터 9시…

조카들이 우리 집에 와있는 동안

온 몸에 알이 배기도록 놀아주었다.

거실에는 500원짜리 실리콘 딱지가

바닥을 나뒹굴어 다녔고,

녹아서 줄줄 흐르는 아이스크림 잔해물이

이곳저곳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업어달라는 조카 녀석들은 등으로 업히는게 아니라

왼쪽에서 오른쪽 옆구리로 업혔다.

불행하게 집 내부의 피해상황은

레고 부품 손실, TV 액정의 손자국, 온몸의 근육통이다.

(토미카는 지켜냈다!)

첫번째 태풍같은 타입은 나중에 언제 또 불어올지 모르겠지만

두번째 태풍은 이제 곧 다가올

설날에 더욱 강력해져서 불어올 예정이다.

그래도… 혈연이란 것이

저렇게 까불어 재껴도

어느정도 귀엽게 보이는 착시가 생기더라.

 

사진 : Alex Yu / : Alex 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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