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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말 강풍만 가지고 올라온 태풍이 있었다.
바람이 어찌나 심했던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휩쓸고 지나가는데
바람때문에 무서웠던 적은 살다가 처음인 것 같다.
오후 1시부터 3시…
태풍이 이 지역을 지나가는 시간 동안
정전이 3번이나 되었다.
창 밖에는 부러진 나뭇가지가
길거리에 이리저리 나뒹굴어 다녔고,
각종 쓰레기봉투들도 다 터져서
길거리가 엉망이 되었다.
옅은 비는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는게 아니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물방울이 맺혔다.
다행이 집 내부의 피해상황은
정전으로 인한 에어컨 게임기 설정 초기화 말고는 없다.
엊그제는 민족 대 명절 추석이었다.
조카 녀석이 둘이 있는데
지금 딱 얼마 전 태풍같이 한참 까부는 시기라
이 시기의 아이들은 정말 무섭다고 오랜만에 느꼈다.
오후 1시부터 9시…
조카들이 우리 집에 와있는 동안
온 몸에 알이 배기도록 놀아주었다.
거실에는 500원짜리 실리콘 딱지가
바닥을 나뒹굴어 다녔고,
녹아서 줄줄 흐르는 아이스크림 잔해물이
이곳저곳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업어달라는 조카 녀석들은 등으로 업히는게 아니라
왼쪽에서 오른쪽 옆구리로 업혔다.
불행하게 집 내부의 피해상황은
레고 부품 손실, TV 액정의 손자국, 온몸의 근육통이다.
(토미카는 지켜냈다!)
첫번째 태풍같은 타입은 나중에 언제 또 불어올지 모르겠지만
두번째 태풍은 이제 곧 다가올
설날에 더욱 강력해져서 불어올 예정이다.
그래도… 혈연이란 것이
저렇게 까불어 재껴도
어느정도 귀엽게 보이는 착시가 생기더라.
사진 : Alex Yu / 글 : Alex 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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