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나는 그곳을 퇴사하기로 하였다 01~09'는 사실 프롤로그에 가깝다.
이제부터 작성하는 퇴사 이야기는 필자가 정말로 이 회사를 평생 다녀야겠다 라든가, 인간관계의 문제에 대한 기억을 위주로 작성할 예정이다.
일본 캐릭터 브랜드 공식 수입 업체 1화
이화여대 골목상점가에 나름 작지 않은 규모로 일본 캐릭터 브랜드의 공식 수입원이 매장을 오픈할 때였다.
이 업체는 아르바이트를 채용하는 것이었지만 일본어 면접을 진행해야 한다고 구직란에 올라와 있었다.
당시 이화여대역까지는 다닐 수 있을 거리에 거주하고 있던 필자는 학교 졸업예정자이기도 했고, 졸업장 받기 전까지 아르바이트나 해야겠다 싶어서 지원을 하였다.
실제 매장은 아직 내부 공사로 오픈 전이었고, 근처 사무실에서 면접이 진행되었는데, 웬걸? 사무실 앞에 면접자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일본어 가능한 자의 시급 높은 팬시점 아르바이트.
당연히 지원자는 대부분 여성분들이었고, 필자는 이 정도 경쟁률이라면 떨어지겠거니 싶어서 기대도 못했다.
그저 이화여대 앞까지 면접 보러 가서 기다린 것이 아까워서 간단한 자기소개 등 몇 가지 질문에 일어로 답하고 면접장 사무실을 나왔다.
일본어 면접 볼 때 확실히 기억나는 것은, 필자도 그렇지만 대부분이 20대 청년들이라 일본어를 잘 해봐야 얼마나 잘하겠는가?
일본어과를 졸업할 예정이었던 필자도 이 회사 면접 볼 때 일본어 회화 실력이 그렇게 좋진 못했다.
그러니 다른 면접자들의 일본어 베이스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너무나 뚜렷하게 보였다.
애니메이션 성우처럼 텐션 높게 말하는 사람, 버라이어티에서 자주 나오는 사투리 억양이 섞인 사람, 일본 대중음악으로 일본어를 배웠는지 몰라도 가사에 나올법한 오글거리는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 등등...
긴장도 많이 되었지만 재미있긴 했다.
실제로 같은 조의 면접이 끝나고 밖에 나가서 면접자끼리 서로들 물어보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뭐 보냐는 둥, 가수 누구 좋아하냐는 둥, 남성인 필자 빼고 모두들 삼삼오오 사라져버렸다.
참고로 필자의 일본어 베이스는 전자제품 설명서다.
시작이 설명서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가끔 일본 친구들한테 '일본어 참 예쁘게 한다.'라는 소리를 종종 들었다.
그렇게 면접을 보고 반쯤 포기한 상태로 신촌에서 놀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다음 날이었나? 이틀 지났나? 채용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은 했지만, 채용되었다고 연락이 왔으니 출근은 해야 하지 않겠나?
이렇게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회사와 첫 인연이 시작되었다.
이때까지는 사진을 정말 못 찍긴 했구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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