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부터 2023년까지 다년간 입사와 퇴사를 겪은 경험담
이 글을 읽는 젊은이들은 부디 필자보다 더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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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03 : 편의점 1.
근무 기간 : 고3 여름방학 기간 야간근무, 방학 이후 가끔씩 주말 출근
공부 좀 해야겠다 싶어서 신문사를 관두었지만,
역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고등학교 3학년 시기, 모두들 중요한 시기라고 하지만 돈 버는 것에 재미가 들었는지,
아니면 고3이 되어서 친했던 친구들은 모두 다른 반이 되고,
진짜 절친인 친구 하나는 외국으로 이민을 가버려서,
반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급변한 분위기에 적응을 못했는지 다시 일을 하게 되었다.
학교에 등교해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과학반 후배들과 노는 게 가장 재미있었다.
반 내에서는 친구 1~2명 제외하고 그냥 아웃사이더로 지낸 기억이 크다.
첫 편의점은 집에서 버스로 7~8 정거장 떨어져 있는, 걸어서 가기에는 조금 먼 곳이었는데,
무엇보다 점주의 성격이 좋았던 사람으로 기억한다.
물론 이 점주는 나중에 반전이 있긴 했지만, 내가 근무할 때는 나쁘지 않았다.
이때 편의점의 전반적인 운영과 POS를 다루는 방법,
그리고 새로 오는 아르바이트 분에게 인수인계 등의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전반적으로 배웠던 것 같다.
퇴사 사유는, 고3 여름 방학 때 근무 후 때때로 주말에 근무도 조금씩 하다가,
겨울방학에 야간으로 근무하려고 마음먹었으나, 인원이 이미 채워져 있던 상태였다.
그 인원이 학교 과학반 후배와 후배의 친구였다.
여름방학 때의 기억이 나쁘지 않아서 후배에게 소개해 준 이유로 입사를 못했는데,
이곳 점주가 당시에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을 해서 그런지 어떤지 몰라도
십수 년 뒤에 후배에게 들은 내용으로는, 그 당시 급여가 장기간 체불되었다고 한다.
기억나는 에피소드 01
패스트푸드를 판매하는 곳에 가면 종이컵에 플라스틱 뚜껑과 빨대가 꼽혀있는 형태의 음료가 있다.
그 당시에 편의점에서도 이 형태의 음료를 팔았는데, 걸프와 빅걸프 라는 이름으로 기억한다.
종이컵 값만 지불하면 두 번까지 직접 담아서 마실 수 있는 탄산음료 기계였는데,
근무하는 직원은 언제든지 몇 번이고 마실 수 있게 점주가 배려해 주었다.
그런데 그렇게 해도 되는 이유가 액상, 탄산가스, 급수량, 전기세까지 다 따져서 나누어보면,
직원들이 마음껏 많이 마셔도 되는 이유를 알게 된다.
나름 복지라고 하면 복지가 맞긴 하다.
슬러시 비슷한 슬러피 라는 것도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차가운 것을 별로 못 마시는 나로서는 그저 정가에 팔았던 기억밖에 없다.
어느 순간 슬러피는 본사 지침으로 운영을 중단했던 것 같다.
기억나는 에피소드 02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이 당시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는,
보이는 포장 부분만 보았을 때 속 재료가 풍부하게 보였으나,
오이는 반쪽이고, 햄과 치즈는 4분의 1크기이며, 뒷부분은 그저 식빵만 씹히는 수준의 샌드위치였다.
뒤로 갈수록 음료 없이는 먹기 힘든 식빵 덩어리.
그리고 삼각김밥은 속 재료가 정말 손톱만큼 발라져 있었고, 대부분 그냥 쌀밥 덩어리였다.
김은 또 왜 그렇게 잘 찢어지고 벗겨지는지, 직원한테 포장 벗겨 달라고 부탁하는 손님도 있었다.
한입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억지로 크게 씹어 먹지 않는 이상,
첫 입은 무조건 김과 밥만 씹어 먹게 된다.
게다가 김도 찢어져 있던 상태라면 맨밥만 씹어 먹게 된다.
처음부터 컵라면 없이는 먹기 힘든 쌀밥 덩어리.
몇 년 전에 중국 편의점의 샌드위치와 삼각김밥 사진이 올라왔는데,
사람들 덧글이, 역시 중국이니 어쩌니 했었다.
한국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 못 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덧글을 내가 못 본 것일까? 의문이다.
기억나는 에피소드 03
마포구청 인근으로 직원 회식을 한 적이 있었다.
그저 평범한 숯불 고깃집인데, 고기를 먹다가 편의점 점주는 메뉴에도 없는 돼지껍데기를 시켰다.
고깃집 주인도 아는 사람만 주문할 수 있는 메뉴라고 하며, 점주는 이 고깃집의 단골이라고 하였다.
돼지껍데기만 따로 구워서 먹어본 첫날이자, 점주가 왠지 어른으로서 멋있어 보였던 날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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