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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77

2019년 03월 월급 (月及) : 일주일 내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생업에 종사 중이고, 토요일은 본업에 종사 중이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본업에 다방면으로 변화를 주기 위해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사실 나는 피아노를 살면서 배워본 적이 없다. 학교에 오르간이라고 하나? 그런 것도 만져본 적이 없다. 입으로 불어서 치는 멜로디언인가? 하는 건 만져보았다. 그런데 무슨 바람이 불어서 갑자기 피아노인가? 아주 가끔… 어쩌다가 동네 아저씨마냥 흥얼거릴 때가 있는데, 그걸 기록으로 남겨보고 싶기 때문이다, 언젠간 좋은 곳에 써먹겠지 하는 심정으로… 여하튼 일정이 이렇게 잡히다 보니, 실제로 하루를 완전히 집에서 쉬는 날이 없어졌다. 평일에는 월차를 쓰거나 하지 않는 이상 온전히 쉬는 것이 어렵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내가 아프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내 의지이.. 2023. 7. 11.
2019년 02월 월급 (月及) : Staff Roll 펀딩으로 제작한 어느 영화에 투자를 한 적이 있었다. 펀딩이 완료되어 영화제작이 끝났을 때 영화DVD를 받는 조건으로… 그 제작사는 성공적으로 펀딩을 마감했으며,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3부작의 영화DVD가 집으로 도착했다. 펀딩 초기에 ‘이 영화에 펀딩 해주신 분들은 스태프 롤에 이름을 올려주겠다.’ 라는 내용이 있었고, 당시 연애중인 나는 ‘내이름 여친이름’ 을 작성하여 보내주었다. 상당히 긴 연애기간이 끝나고, 펀딩했던 영화가 완성되기 전… 불현듯 이 내용이 생각나 펀딩 사이트에 들어가 여친이름을 지웠으나, 받아본 영화DVD에는 결국 수정 전의 이름이 버젓이 올라가고 있었다. 영화를 보고난 후 한동안 그냥 멍하니 있었다. 펀딩했을 그 때의 그 감정들과 헤어질 때 까지의 감정들이 사무쳐 올라오더라. 이.. 2023. 7. 11.
2019년 01월 월급 (月及) : 신년사 (nuhthingstore open / 190119) nuhthings 멤버가 되고 난 후, 몇 가지 세워놓은 플랜 중 하나인 ‘매장을 차리는 것’ 그것이nuhthingstore 로 이루어졌다. 실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오가고 준비를 시작한 것은, 작년 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였다. 적절한 위치와 가격의 매장을 알아보고, 이 곳에서 무엇을 해야 할 지, 무엇을 판매 할 지, 매장의 시작부터 곧 다가올 오픈까지 대부분nuh와 내 손으로 끝냈다. 매장 구상 후 인테리어에 문제가 생겨 딜레이가 걸린 것이 해결 된 이후로, nuh와 내가 각자 직장인임을 생각하면 상당히 숨가쁘게 달려왔다 생각한다. 매장 위치 확정 후 한참 준비 중에는 각자 잘 할 수 있는 걸 한 것 같다. 짐 이동 시 필요한 자동차 대여와 운전, 해머드릴로 앵커 홀 뚫는 작업 등 크게 움직이는 작.. 2023. 7. 11.
2018년 12월 월급 (月及) : 매듭 2018년 한해,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인생 처음으로 한 달을 편히 쉬어보기도 했고, 몇 년만의 이직도 많은 고심 끝에 어렵게 했다. 이직 직후 적응이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고, 어디 가서 이렇게까지 적응기간이 길었던 건 내 평생 처음이었다. 그 사이에 nuhthingstore 의 준비가 차근차근 진행 되었고, 진행 과정 중에서 인간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계기도 있었다. 내가 응원하는 야구팀이10년 만에 가을에 야구를 하게 되었고, 내가 가장 만족했던 회사의 카메라를 10년 만에 다시 잡게 되었다. 시작이 굉장히 불안했던 한 해였지만, 마무리는 나름 나쁘지 않게 매듭을 잘 지은 것 같다. 2019년… 내년에는 진짜 nuhthings 멤버 모두가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아니, 좋은 일들만 있을.. 2023. 7. 11.
2018년 11월 월급 (月及) : 사물의 인격화 어렸을 때부터 전자제품을 년식에 비해 참 깔끔하게 잘 쓴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것도 그런 것이 진짜 어렸을 때는 내가 가진 전자제품에 정식 풀 네임을 마음 속으로 외치며 오늘도 달려보자고 다짐을 하고는 했다. (예를 들면 다들 뒷 자리인 E900이라고 불리는 모델을 꼭MZ-E900 이라고 부름) 그리고는 집에 돌아와서 기계를 충전할 땐 ‘오늘도 수고했다.’ 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런 마음가짐 같은 것이 티가 났는지, 내가 쓰는 전자제품들을 빌려달라는 이가 많지 않았고, 막상 빌려가도 대체로 큰 이상 없이 잘 돌아왔다. 아무래도 부담이 걸렸을 것이라 본다 그러나 점차 나이가 들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고가인 휴대폰 만큼은 전투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예전의 인격화 수준의 마음가짐은 거의 없어.. 2023. 7. 11.
2018년 10월 월급 (月及) : 25년=2.5달 25년의 신뢰를 무너뜨리기에는 2.5달이면 충분했다. 올 추석이 지나고 꼭 연락을 부탁했는데, 결국 그는 추석이 지나고도 연락이 오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부분에서 진정한 친구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라고. 내겐 세월에 대한 배신보다, 25년간 잘 지내온 의미가 없어졌다. 또한 인간에 대한 기간의 중요함이 없어졌다. 하루를 보았던, 한 달을 보았던, 일년을 보았던, 10년을 보았던, 25년을 보았던…… 기간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 그저 인간을 볼 것이다. 사진 : Alex Yu / 글 : Alex Yu 2023. 7. 11.
2018년 09월 월급 (月及) : 차이, 그 첫번째와 두번째 어쩌다 보니 해외를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 나가게 되었다. 첫번째는 내가 원해서 두번째는 원치 않게… 첫번째는 사진을 여러 장 남겼다. 두번째는 남은 사진이 한 장도 없다. 첫번째는 억지로 외국어를 구사 할 이유가 없었다. 두번째는 억지로 외국어를 구사할 수 밖에 없었다. 첫번째는 여유가 많았다. 두번째는 여유가 없었다. 첫번째는 힘이 들지 않았다. 두번째는 힘만 많이 들었다. 첫번째는 미래의 꿈과 생활을 바라보고 왔다. 두번째는 현재의 처절한 생존을 느끼고 왔다. 첫번째는 다시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두번째는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다 생각했다. 첫번째, 두번째, 그렇게 시간은 쉬지 않고 흘러간다. 사진 : Alex Yu / 글 : Alex Yu 2023. 7. 11.
2018년 08월 월급 (月及) : 그 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다 넌 그저 퍼즐을 맞추고 있었을 뿐이야 이상하게 휘어진 퍼즐의 빈 공간에 나를 억지로 우겨넣고 있었을 뿐 계획대로 잡혀진 모양을 너는 무시하고 조금씩 갉아내다 커다랗게 오려내는 그 잔인한 난도질에 상처 입은 나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난 바보가 되어가고 나름의 희망을 절대로 놓지 않으려 튀어나온 모서리를 간신히 숨긴다 어설프게 알았던 그 때가 좋았어 설령 그 것이 거짓이라 하더라도 어설프게 알았던 그 때가 좋았어 지금 네 모습을 모르는 게 나으니까 맞지 않는 옷이란 걸 잘 알고 있으면서 억지로 입히려는 너의 본 모습에 나는 오늘도 탄식과 한숨 뿐 너 또한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왔기에 네 모습이 가여워 아무 말 못하고 질식할 듯한 하루를 겨우 보낸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난 바보가 되어가고 나름의 희망을 절대.. 2023. 7. 11.
2018년 07월 월급 (月及) : 힘듦 어지간해서는 진심을 담아 힘들다는 소리 잘 안하는데, 요즘 많이 늘었다. 진짜… 힘들다. 주말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매주 반복된다. 맞지 않은 옷을 그래도 좋아 보여서 억지로 입었을 때에는 아무 생각 없다가도, 막상 벗으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듯이 주중에 너무나도 힘들어서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도 모르고 지나가다가, 막상 주말이 되면 내 노동력이 심하게 짜여졌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돌아오는 월요일, 나는 또 다시 맞지 않은 옷을 입으러 나간다. 언젠가는 맞는 옷을 편하게 입은 상태에서 불평불만을 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겠지. 사진 : Alex Yu / 글 : Alex Yu 2023. 7. 11.
2018년 06월 월급 (月及) : 작은 가게 어닝 밑으로 작은 등을 켠다. 이 작은 가게가 문을 열었다는 신호다. 개점과 폐점은 미리 온라인으로 공지된 내용을 보지 못하면 헛걸음을 친다. 입구에서부터 한눈에 다 들어오는 이 작은 가게의 주인장은 요구르트에 빨대를 경쾌하게 꽂아서 손님에게 건낸다. 쉽사리 알기 힘든 외국 뮤지션의 음악이 LP특유의 튀는 소리와 함께 흘러나오고, 멋들어진 사진들은 가게 곳곳의 벽에 걸려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들 법한 풍경의 가게다. 이곳에서는 LP와CD음반, 필름카메라와 필름, 그리고 자체 제작한 월간지를 판매한다. 흔치 않은 물건을 파는 이 곳에서 손님은 물건에 대한 질문을 한다. 주인장은 그 물건에 대하여 상세하게, 또한 개인적인 감상도 살짝 담아 이야기 해 준다. 평범한 점원과 손님의 대화가 아닌, 깊이가 있는 .. 2023.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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